어질 듯 말 듯 뒤뚱거리는 글로벌 증시가 이제부턴 미끄러지고 말까요?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지목되는 2,700선을 돌파하며 상승 추세에 올라타나 싶었지만 바로 다음 날 급락하며 다시 2,600대로 밀려났습니다. 결과적으로 혼조 양상을 보이며 전전주 대비 제자리를 맴돌 셈입니다.
한편 작년 4분기부터 승승장구 기세를 올리며 질주를 거듭하던 미국 증시가 지난주엔 급등락 끝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인데요.
미국 증시 3대 지수 가운데 대형 우량주 지수인 다우지수와 대형주로 구성된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약보합세로 선방한 편이지만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 지수는 6%나 주저앉았습니다.
특히 지난주 후반에 국내외 증시가 요동을 치며 미끄러지고 말았는데, 그 주된 이유는 올 연초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확인된 것이란 게 금융시장의 중평!
그동안은 경제가 기대 이상으로 고금리 환경을 잘 견디며 성장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여 경기침체 걱정이 멀어지고 경제 연착륙 가능성 부각에 주식시장이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계 경제와 증시가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됐습니다.
2월에도 1월 물가가 높았지만, 새해 첫 달에 나타나는 통계상 계절적 요인일 뿐 바로 정상 수치가 나올 것으로 치부했었는데, 지난주에 2월 물가 지표도 또 똑같은 수준으로 확인되자 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적잖이 놀라는 표정.
이런 가운데 금주 중반 열리는 통화 정책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어떤 결정과 정책 방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회의 결과와 분위기에 따라 증시가 밑으로 급물살을 타 버릴 수도 다시 안도의 상승장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확률이 비슷해 보여 방향을 잡을 순 없고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 밖엔 없겠어요.
게다가 하루 앞서 회의를 하는 일본 중앙은행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일각에선 어쩌면 이번엔 미국 중앙은행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더 막강한 충격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지난 10여 년 간 초강력 엔저 정책을 펴는 가운데 2016년 초부턴 마이너스 정책금리까지 구사해 온 일본 중앙은행이 이 같은 정책을 반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일본 관련 금융 현상에 강력한 역풍이 일어나 엔저가 엔고로 바뀌고, 일본 밖으로 나가던 자금이 반대로 회귀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평온하기 짝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 같은 주장이나 전망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겠고, 당분간 사태를 주시하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